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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성필 개인전 - In Between Layers

2010.03.18 - 05.09
Sungpil Han



SungPil Han | Homage
2009
Chromogenic Print
176x244cm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가 2004년부터 천착해온 “FACADE” 프로젝트의 결과물들로 2007년 개인전 <FACADE: face-cade>전에서 선보였던 작업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1년간 삼성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파리 시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간 동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여러 도시 및 한국을 오가며 집중적으로 진행된 작업들이다.

한성필은 스크린 너머 공사가 진행 중인 실재 건물과 그 건물의 완공 후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는 방진막의 이미지들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실재와 재현이 공존하는 경계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간극을 한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유럽의 여러 도시들뿐 아니라 현재 서울에도 광화문과 남대문 등 옛 건물들의 복원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장을 담아내고 있는 그의 사진은 옛 건물의 복원이라는 물리적인 변화의 현장을 증거하는 사진의 ‘다큐멘터리/기록’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사진 안에서 벌어지는 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시각적 혼동의 재미를 끌어들여 ‘재현’에 대한 여러 미학적 이야기를 끌어내고자 한다.

그의 사진의 주인공인 파사드들은 공사 현장을 가리거나 흰 벽면을 채우는 표면 이지만 한성필은 이 한 층의 표면을 마치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의 얼굴처럼 이편과 저편에 실재와 가상이 공존하는 경계로 해석한다. 그리하여 이 공존의 공간, 같으면서 다른 대상 사이에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상상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각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화재로 손상된 남대문의 공사 가림막을 전면에 내세운 <Plastic Surgery>의 재현된 남대문은 그 당당한 위상이 꺾이고 화재로 무너져 내린 남대문의 처참한 모습을 가리기 위함과 동시에 앞으로 복원되어 그 당당한 자신감을 드러낼 남대문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드러낸다. 사진에 존재하는 재현된 이미지는 그 표면을 너머 사라진 실재를 상상하게 하고 그 앞에 선 우리는 사라진 실재와 존재하는 가상 사이에 응축된 많은 사건과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실재와 재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FACADE’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는 한성필은 이러한 경계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찾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난 2009년 월간 <공간>의 500호 기념 설치 프로젝트로 진행된 <How to lie with SPACE>는 건축가 故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아이비로 덮인 공간 사옥의 외벽에 70년대 당시의 설계 단면도 위에 현재의 내부의 공간을 매핑한 작품이 대형 현수막으로 설치된 작품으로 과거와 현재, 2D와 3D, 외부와 내부가 공존한다. 이때 제작한 작품과 작업의 진행과정을 담은 영상, 그리고 설치되었던 가림막을 재활용하여 만든 가방들이 이번 전시에 함께 소개된다. 

이번 개인전에서 한성필은 전시장 내부와 외부를 통해 전면적으로 작품을 드러내는 시도를 한다. 이는 전시 되는 작품 중 한 점으로 갤러리 건물을 포장하여 본인의 작품으로 파사드를 드러내는 프로젝트로, 실재를 화면에 담아 이미지로 만들어낸 작품을 다시 우리의 일상 공간으로 끌어내어 실재로 만들어낸다. 이 설치 작품은 개인전 마지막 날까지 함께하며 이후 가방과 같은 아트상품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2007년도의 개인전에 이어 그의 신작에 대한 궁금증으로 목말라있던 전시장을 찾은 많은 이들에게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작업과 시도로 전시장 안팎에서 관람객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