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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승현 개인전 - Crypto Museum

2010.07.22 - 08.29



SeungHyun LeeMasterpiece Virus 017
2010
Ink on Korean Paper
141x73cm


개성 있는 드로잉 작업으로 알려져 있는 이승현 작가의 독특한 선묘들이 만들어내던 ‘미확인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명화들과 만나 만들어낸 기이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명화들인 <명화 바이러스 Masterpiece Virus>연작이 엮어낸 낯설고 기이한 미확인(crypto-) 미술관이다. 
색을 먹은 붓이 그의 손을 통해 그려내는 자유로운 선들은 자연 발생적이고 무수히 반복하며 무한 증식하는 이승현의 ‘미확인(crypto-) 생명체’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얻어 종이 위에, 전시장의 벽과 천장, 건물의 창과 기둥에 출현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왔다. 그 동안의 개인전을 통해 그의 ‘미확인 생명체’들은 ‘유형생식’(2004년 1회 개인전) ‘미확인 동물학’(2007년 개인전)에서 ‘미확인 동물원’(2008년 개인전)으로 증식하고 변모하며 성장해 왔다. 
 
‘crypto-’는 ‘분명하지 않은’, ‘애매한’, ‘비밀스러운’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그 동안 본인이 창조해낸 ‘미확인 생명체’들에 ‘crypto-‘라는 접두사를 붙여 자신의 작업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본인 작업의 카테고리의 증식과 변형을 일관성 있게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는 이승현의 신작들은 그의 ‘미확인 생명체’들이 바이러스가 되어 우리가 학창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배웠던, 서양미술사 책을 통해 또는 해외의 유명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화들에 파고들어 그들을 변형시키고 낯설게 만든 <Masterpiece Virus> 연작들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페르미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자화상>, 쇠라의 <그랑자뜨 섬의 일요일 오후>,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과 <게르니카> 등 미술사에서 당대의 형식과 전통에서 벗어난 새로운 양식으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이즘을 만들어낸 상징적인 작품들이 이승현의 <Masterpiece Virus>의 대상이 되었다.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명화들이 갖고 있는 서양미술사 안에서의 상징성과 의미, 작품과 미술관이 갖는 권력과 제도에 개입하여 그 질서에 균열을 가하고 변형시켜 그 의미의 변질을 시도한다. 한 자리에 쉬이 모일 수 없는 명화들을 이승현과 그의 변화무쌍한 ‘미확인 생명체’들이 한자리에 모았다. 그러나 그들이 전시된 공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관이 아닌 미확인 미술관, 알 수 없는, 불편하기도 하고 기괴한 미술관인 <crypto-MUSEUM>이다.

‘알 수 없는-미술관’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알 듯 모를듯한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언뜻 보기에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림들인 것 같은데 또 자세히 보면 알고 있던 색도 형태도 아니다. 한눈에 어떤 작품인지 알 수가 없는데 다시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가의 바이러스들이 만들어낸 낯선 미술관 속 <Masterpiece Virus>들을 통해 자신들의 머릿속 명화들을 끄집어내고 그들과 비교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